왜 은도에게 사랑이 위험천만한 도전 지대일지 궁금했다. 그 답이 되었던 이번 편지에서 너무 빨리 깊어지는 연애, 그 안에서 나를 지킬 수 없는 것 같은 감각이 참 생생하게 다가오더라. 반가운 이야기였다. 이제 은도는 스스로 쌓아온 너의 취향, 결심, 선택을 지키고 싶은 거라고 느껴졌어. 애인이 아무리 미운 짓을 해도 헤실헤실 웃는 얼굴 한 번에 마음이 다 풀려버리는 사랑전사지만, 그럼에도 사랑보다 지키고 싶은 내가 생겼다는 게 멋진 일 같아. 나도 속절없이 사랑의 깊은 웅덩이에 흠뻑 빠져서 나를 거의 죽이기도 했지만, 이제는 내가 더 중요해. 그렇게 마음먹은 후로는 아무리 연정이 앞서더라도 친구를 고를 때처럼 신중한 면접관이 되었다. 계속 연습하다 보니 마음을 사로잡는 이끌림에 무작정 휩쓸리지 않고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. 고심해서